예산의 원을 닫고 빚을 해결해야 하는 이유, 재정관리 흐름을 바로 세우는 법

예산의 원을 닫고 빚을 해결해야 하는 이유, 돈의 흐름을 바로 세우는 법
돈을 관리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절약입니다. 외식을 줄이고, 쇼핑을 참으며, 사용하지 않는 구독 서비스를 정리하는 식입니다. 저 역시 예산이라고 하면 한 달 동안 쓸 수 있는 금액을 정해놓고 최대한 아끼는 것부터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재정원칙》을 읽으며 눈에 들어온 표현은 ‘예산의 원을 닫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적게 쓰자는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내가 실제로 얼마를 벌고 어디에 얼마를 사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한 뒤, 수입 안에서 돈의 쓰임을 결정하는 것에 가까웠습니다.
특히 빚이 있다면 이 문제는 더 중요해집니다. 현재의 지출뿐 아니라 이미 사용해버린 돈까지 앞으로의 소득으로 갚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예산의 원을 닫는다는 것은 무엇이고, 빚을 해결하는 일과는 어떻게 연결될까요?
예산의 원을 닫으려면 먼저 돈이 어디로 가는지 알아야 합니다
예산을 세운다고 하면 앞으로 얼마를 쓸지 정하는 것부터 시작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전에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실제로 어떻게 돈을 사용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재정원칙》에서는 예산을 세우는 첫 과정으로 일정 기간의 모든 경비를 기록하도록 합니다. 현금뿐 아니라 체크카드와 신용카드로 사용한 금액까지 빠짐없이 기록하고 항목별로 나누어 살펴보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막연했던 소비가 숫자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매달 반드시 나가는 주거비가 얼마인지, 식비는 어느 정도인지, 자동차와 교육비에는 얼마를 사용하는지, 여가와 취미에는 얼마나 쓰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가계부를 완성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 돈의 실제 흐름을 아는 것입니다.
기록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나는 별로 많이 쓰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몇 달간의 지출을 모아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반복적으로 돈이 나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예산은 계획표를 만드는 것보다 현실을 정확하게 보는 데서 시작합니다.
의무와 필요, 원하는 것을 구분하면 선택할 수 있습니다
지출을 확인했다면 그다음에는 모든 소비를 똑같이 바라보지 않아야 합니다.
책에서는 지출을 살펴보면서 ‘의무’, ‘필요’, ‘원하는 것’을 구별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다룹니다.
대출 상환이나 세금처럼 내가 마음대로 없애기 어려운 비용이 있는 반면, 생활에 필요하지만 금액을 조절할 수 있는 비용도 있습니다. 반대로 지금 당장 없어도 생활에는 문제가 없지만 내가 원하는 소비도 있습니다.
이렇게 구분해보니 예산의 의미가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예산은 모든 소비를 줄이는 작업이 아니라 무엇을 먼저 사용할 것인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수입이 충분하지 않은데 모든 소비를 그대로 유지하려 한다면 결국 예산은 맞지 않습니다. 무엇을 유지하고 무엇을 줄일지 선택해야 합니다.
특히 ‘필요’라고 생각했던 소비가 정말 필요한 것인지, 단지 익숙해져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 역시 이 부분은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원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보다 그것을 ‘원하는 것’이라고 인정하는 것부터 어려울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재정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그 구분부터 분명해야 합니다.
수입과 지출을 맞추는 것이 ‘예산의 원을 닫는 것’입니다
지출을 기록하고 분류했다면 이제 실제 수입과 비교해야 합니다.
구조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수입이 지출보다 적은지, 같은지, 많은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수입보다 지출이 적다면 예산 안에서 선택할 여지가 생깁니다. 반대로 지출이 수입을 넘어가고 있다면 그 차이를 어디선가 메우고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예산의 원을 닫는다’는 개념이 중요해집니다.
내가 원하는 생활비를 먼저 정하고 부족한 돈을 계속 밖에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내게 들어오는 재정의 범위 안에서 지출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월수입이 400만 원인데 매달 450만 원을 사용한다면 50만 원의 차이는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가지고 있던 돈을 사용하거나 신용카드,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다른 방법으로 메워야 합니다.
한두 달은 버틸 수 있어도 이런 구조가 반복되면 결국 미래의 소득까지 현재의 소비에 사용하게 됩니다.
그래서 예산을 닫는 것은 단순히 숫자를 맞추는 일이 아닙니다.
내가 가진 범위 안에서 살아가는 재정의 경계를 만드는 일입니다.
빚을 해결해야 예산의 원도 제대로 닫힐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빚의 문제가 연결됩니다.
빚은 단순히 통장에 찍혀 있는 마이너스 숫자가 아닙니다. 이미 사용한 돈을 앞으로 벌 돈으로 갚아야 하는 상태이기도 합니다.
월급이 들어와도 대출 원리금, 카드 할부, 자동차 할부 등이 먼저 빠져나간다면 앞으로 들어올 소득의 일부는 이미 사용할 곳이 결정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지금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재정의 범위는 좁아집니다.
그래서 빚을 해결하는 것은 단순히 이자를 아끼거나 부채 잔액을 0원으로 만드는 문제로만 볼 수 없습니다.
앞으로 들어오는 돈에 다시 목적을 부여할 수 있는 여지를 회복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물론 모든 부채를 같은 성격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주택담보대출처럼 장기간에 걸쳐 관리하는 부채와 반복적인 소비로 발생한 카드빚은 상황이 다릅니다. 그래서 무조건 “빚은 나쁘다”고 단순하게 결론 내리기보다 내가 가진 부채의 종류와 금액, 금리, 상환 조건을 먼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빚을 새로운 빚으로 계속 메우는 구조를 끊는 것입니다.
예산의 원을 닫지 않은 상태에서 빚만 갚으려고 하면 다시 부족한 돈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예산만 세우고 기존의 빚을 방치하면 과거의 지출이 계속 현재의 예산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예산을 바로 세우는 것과 빚을 해결하는 것은 서로 떨어진 문제가 아닙니다.
예산과 빚을 함께 정리하는 순서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선 내 재정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먼저 일정 기간의 수입과 지출을 기록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돈과 생활에 필요한 돈, 내가 원하는 소비를 구분합니다.
그다음 실제 수입과 비교합니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다면 새로운 빚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전에 조정할 수 있는 지출부터 찾아야 합니다. 동시에 현재 가지고 있는 부채의 잔액과 금리, 매달 상환해야 하는 금액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합니다.
그러면 무엇부터 바꿔야 하는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완벽한 예산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매달 수입 안에서 지출을 끝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예산의 원이 닫히기 시작해야 새로운 빚이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그래야 기존의 빚을 줄이는 데 사용할 돈도 만들 수 있습니다.
빚을 갚은 다음, 남은 돈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여기까지 생각하다 보면 한 가지 질문이 남습니다.
예산을 세우고 빚을 해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 돈이 늘어났다면 그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더 좋은 집, 더 좋은 자동차, 더 많은 소비로 다시 예산을 채운다면 어렵게 만들어놓은 여유가 금세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 지점에서 앞서 공부했던 재정 사용의 원칙 가운데 ‘의의 열매를 맺는 것’과 ‘모든 선한 일을 하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예산을 지키는 과정에서는 원하는 것을 모두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기다리고, 선택하고, 때로는 포기해야 합니다. 빚을 해결하는 데에도 시간과 인내가 필요합니다.
어쩌면 이런 과정 자체가 돈만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돈을 대하는 사람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훈련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재정에 여유가 생겼을 때는 선택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집니다. 가족을 위해 사용할 수도 있고, 미래를 준비할 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사람을 돕거나 누군가에게 필요한 기회를 만들어줄 수도 있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기꺼이 흘려보낼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제가 생각하는 재정의 ‘배가’는 단순히 내가 사용한 돈이 몇 배의 돈으로 돌아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내게 맡겨진 재정을 바르게 관리하고 필요한 곳에 흘려보냈을 때, 그 돈이 다른 사람의 삶에서 도움과 기회가 되고 또 다른 선한 일로 이어진다면 그 영향력 역시 배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예산의 원을 닫고 빚을 해결하는 목적은 내 통장에 더 많은 돈을 쌓기 위한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내게 맡겨진 재정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상태로 회복하고, 그것을 더 가치 있는 곳에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이 어디에서 들어오고 어디로 나가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벗어나 기록하고, 구분하고, 선택하고, 빚을 줄이고, 다시 흘려보내는 것.
저도 아직 이것을 배우고 실천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 뜻에 맞게 재정을 사용하고 싶다면, 더 많은 돈이 생기기를 기다리기 전에 지금 내게 주어진 돈의 원부터 제대로 닫는 것이 먼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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